스페인의 투우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경기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한 명의 투우사가 한 마리의 소와 일대일로 대결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는 한 사람의 주역과 여러 조역자들이 팀을 이뤄 한 마리의 소와 싸우는 것이 투우입니다. 물론 투우의 마지막 순간은 주역이 장식하지만, 그 이전에 붉은 천을 흔들면서 소에게 작살을 꼽는다든지, 말을 타고 소의 등에 창을 찌르는 것은 조역자들의 몫입니다.
투우장에 들어선 소가 살아서 경기장을 나기기 위해서는 투우사의 어떤 유혹과 위협에도 일체 대응하지 않는 것입니다. 투우사의 유혹에도 소가 반응하지 않으면, 투우사는 머리를 숙이고 퇴장해야 하며, 소는 당당히 살아서 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소들은 투우사들이 번갈아 가며 흔드는 붉은 천을 향해 끊임없이 뛰어듭니다. 그 속에 아무것도 없는데, 아니 오히려 그 뒤에는 작살과 창 그리고 칼이 숨어 있는데도, 소들은 붉은 천을 향해 뛰어듭니다. 그러다 결국에는 피투성이가 되어 죽습니다.
투우장에 있는 소만 어리석은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어리석음 또한 그에 못지 않습니다. 죄는 여러가지 달콤한 모습으로 우리를 유혹하는데, 그 달콤함 뒤에는 우리 몸과 영혼을 황폐케 하는 날카로운 칼과 창이 숨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죄를 향해 달려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성경은 우리가 죄에 대해서는 죽은 자처럼 반응하지 않고 살아야 됨을 말씀합니다. (롬 6:11) “이와 같이 너희도 너희 자신을 죄에 대하여는 죽은 자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께 대하여는 살아있는 자로 여길지어다.” 죽은 사람은 아무리 건드려도 반응하지 않습니다. 화를 내거나 유혹받지도 않는 것이 죽은 사람의 특징입니다. 우리에게 어떤 유혹의 손길이 왔을 때, 마음 속으로 ‘나는 주님과 함께 죽은 사람이다’ 라고 생각하며 반응하지 않을 때, 죄는 고개를 숙이고 퇴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성도인 우리는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힌 이미 죽은 사람들입니다. 죄에 대해서는 죽은 사람처럼 생각하며 사는 성도되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