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들은 구약성경 레위기 음식법에 따라 고유한 음식문화를 만들었는데, 코셔(Kosher)와 트라이프(Trife)입니다. 유대인들의 엄격한 식품 기준인 코셔는 ‘적합한, 합당한, 옳은’이란 뜻의 히브리어 ‘카쉐루트’의 영어식 단어입니다. 트라이프는 ‘금지된 것’이란 뜻으로 유대인들이 먹어서는 안되는 음식을 말합니다. 참고로 유대인의 코셔는 이슬람의 할랄(Halal, 허용된 것, 허용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한 개념입니다. 이스라엘에서 유통되거나 수입되는 식료품은 이스라엘 랍비청의 코셔 인증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코셔 규정은 11페이지 168개 조항에 달하고, 랍비청 소속 랍비들은 음식 재료 선정에서부터 생산 시설, 도축 및 조리 과정 등을 직접 심사하며,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야 코셔 인증을 발급합니다. 인증 마크의 유효기간도 짧아 1년마다 재검증을 받아야 하기에 코셔 인증은 믿을 수 있는 식품, 깨끗하고 안전한 음식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코셔 인증의 기준 중 이런 것이 있습니다. (신 14:21) 『…너는 염소 새끼를 그 어미의 젖에 삶지 말지니라』유대인들은 이 말씀에 따라 코셔라 하더라도 음식의 혼합이나 먹는 순서에 주의합니다. 예를 들면, 육류를 먹을 때 다른 육류와 섞어 먹어도 괜찮지만 우유, 치즈, 버터 등 유제품과 함께 먹어서는 안됩니다. 유제품도 다른 유제품과 섞어 먹는 것은 괜찮지만 육류와 함께 먹어서는 안됩니다. 육류와 유제품을 같은 식탁에 놓는 것도 안됩니다. 그리고 빵을 만들 때 버터(유제품)를 사용했다면, 그 빵은 고기와 함께 먹을 수 없습니다. 육류를 섭취한 후에 유제품을 넣은 커피나 음료를 마실 수도 없고, 마실 수 있는 커피는 커피만을 내린 에스프레소나 설탕만 넣은 커피 혹은 식물성 크림 탄 커피를 마실 수 있습니다. 이처럼 유대인들은 말씀에 근거해 먹는 음식을 철저히 구별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예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들은 코셔를 어떻게 생각하면 좋을까요? 율법의 완성자이신 예수님은 음식에 대한 말씀을 주셨는데, 하나님이 주신 모든 음식은 깨끗하기에 감사함으로 받으면 버릴 것이 없음을 말씀하셨습니다(막 7:14-19; 딤전 4:4). 그러기에 그리스도인들은 율법의 음식 규정에 구속받지 않고 자유함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도들은 레위기의 음식법을 주신 하나님의 정신은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님이 이스라엘에게 음식법을 주심은 믿지 않는 사람들과 구별된 모습을 드러내기 위함입니다. 매일 먹는 음식을 통해서도 구별된 하나님 백성의 모습을 드러내라는 겁니다. 오늘 우리들 또한 내게 주어진 삶의 자리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성도로서 구별된 삶의 모습이 있어야 합니다. 성도와 불신자 사이에 차이(구별)이 없다면 그 신앙은 경각심을 갖고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