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고 있는 단어 중 아름다운 단어 하나를 꼽으라면 어떤 단어를 생각할 수 있을까요? 독일인들은 가장 아름다운 단어로 ‘그리움’(Sehnsuchht)을 꼽은 적이 있었습니다. 우리말에 그리움은 무언가 아련한 감정을 일으키는 단어입니다. 그리움의 유래를 찾아보니 몇 가지 학설이 있는데, 그 중 많은 지지를 받는 설명은 이렇습니다. “그림과 글은 ‘긁다’는 어원을 가진 ‘그리다’에서 나왔다. 그림을 그려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방식은 글보다 먼저 있었던 행위로 선사시대에는 손톱이나 날카로운 도구로 벽면을 긁어서 자신의 생각을 그렸다. 상형문자 같은 글도 점토판이나 동물의 뼈에 긁어서 만든 문자다. ‘그리다’는 동사는 ‘그립다’는 형용사로 발전했고, ‘그립다’에서 ‘그리움’이란 명사가 생겼다. 고로 그리움의 어원적 뜻은 마음에 떠오르는 생각이나 대상을 마음에 긁어서 새긴다는 의미로 생각할 수 있다.”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것은 누군가를 계속해서 마음에 긁어 새기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성경에 ‘그리움’이란 단어는 직접적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대신 그리움과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는 단어가 있는데, ‘사모함’이란 단어입니다. 구약과 신약에서 사모함의 뜻은 ‘기뻐하다, 열망(갈망)하다, 소망하다’는 뜻이고, 한자로 사모(思慕)는 ‘애뜻하게 생각하고 그리워한다’는 의미입니다. (시 73:25) 『하늘에서는 주 외에 누가 내게 있으리요 땅에서는 주밖에 내가 사모할 이 없나이다』 시편 73편은 아삽의 시로 시인은 하나님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땅에서는 주밖에 내가 사모할 이 없나이다”라며 마음의 벽에 하나님에 대한 사랑을 긁어서 새겨 놓습니다. 다윗은 하나님의 말씀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시편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시 19:10) 『금 곧 많은 순금보다 더 사모할 것이며 꿀과 송이꿀보다 더 달도다』 다윗은 하나님의 말씀을 많은 순금보다 더 사모한다고 고백하며 마음의 벽에 주님의 말씀을 긁어서 새겨 놓습니다. 시편 84편은 고라 자손의 시인데, 고라 자손은 주님의 성전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이렇게 고백합니다. (시 84:2) 『내 영혼이 여호와의 궁정을 사모하여 쇠약함이여 내 마음과 육체가 살아 계시는 하나님께 부르짖나이다』 고라 자손은 하나님의 성전을 얼마나 사모했는지 상사병에 걸린 사람처럼 마음이 쇠약해졌다고 말하며마음의 벽에 하나님의 성전을 긁어서 새겨 놓습니다.
우리 마음에는 여러 그리움들이 아로새겨져 있습니다. 부모님, 배우자, 자녀, 친구들... 내 마음의 벽에 주님에 대한 그리움도 새겨져 있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