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슬잡고
한문에 “조슬잡고”(眺膝雜苦)란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무릎을 마주하고 괴로움을 함께 나눈다는 말로 남의 아픔을 함께한다는 의미입니다. 남의 아픔을 보고, 그 아픔을 나누려고 하는 사람은 마음으로만 아파하지 않고, 구체적으로 그의 필요를 채워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싱거(Singer)라는 사람이 병들어 눕게 되었습니다. 가장인 그가 병상에 눕자 아내는 낮에는 남의 집에서 일하고, 밤에는 바느질감을 가지고 와서 밤새 바느질을 했습니다. 싱거는 아내가 힘들게 바느질하는 것을 보고는 마음이 아팠습니다. 싱거는 어떻게 하면 아내를 도와줄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만든 것이 바로 가정용 재봉틀입니다. 1851년 싱거가 발명한 재봉틀의 시작은 바로 아내의 아픔을 조슬잡고한 데서 출발했습니다.
동방의 부자였던 욥은 많은 재산과 10명의 자녀들이 있었습니다. 한번은 하나님의 허용 하에 사탄의 시험이 있었는데, 하루 아침에 욥은 재산을 다 잃어버렸고, 10명의 자녀들도 집이 무너져 모두 죽습니다. 게다가 욥은 온몸에 악창이 나서 비참한 상황에 처했는데, 그때 욥의 아내는 “당신이 그래도 자기의 온전함을 굳게 지키느냐 하나님을 욕하고 죽으라”며 욥과 하나님을 원망합니다. 욥의 아내 또한 남편의 모습을 보면서 많이 힘들었겠지만 끝까지 조슬잡고 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반면에 예수님의 아버지 요셉은 자신과 정혼한 마리아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결혼 전에 여자가 임신했다는 것은 율법에 따르면 돌에 맞아 죽을 상황입니다. 그러나 요셉은 마리아의 임신을 덮은 채 그대로 받아준 조슬잡고의 남편이었습니다.
가정은 조슬잡고의 현장입니다. 부부는 한몸이기에 남편이 아프면 아내도 아프고, 남편이 힘들어할 때, 아내는 남편을 위해 간절히 기도합니다. 아내가 아프면 남편은 평소에 잘해 주지 못한 미안한 마음에 아내를 정성으로 돌봅니다. 자녀가 아프거나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부모는 마음으로 더 아파하고 자책합니다. 부모가 아프면 자녀 또한 마음으로 염려하고, 부모가 힘들어 할 때, “아빠 힘내세요”하며 부모에게 힘을 줍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이 만든 가정의 모습입니다. 때로 사회는 남의 아픔을 나의 기회나 기쁨으로 삼는 곳이지만 가정은 가족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삼는 조슬잡고의 현장입니다. 교회(성도들)도 예수님 안에서 영적인 가정이고, 가족들입니다. 가정의 달 5월에 서로의 아픔을 위로하고, 서로의 필요를 채워주는 조슬잡고의 가정과 교회되길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