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금이나 거문고를 만들 때 사용하는 나무는 오동나무입니다. 오동나무는 가볍고 부드러울 뿐 아니라 물에 잘 젖지 않고, 불에 쉽게 타지 않기에 가구를 만들기에도 적합한 나무입니다. 선조들은 딸을 낳으면 오동나무를 심었다고 합니다. 이유는 딸이 시집갈 때, 그 오동나무를 베어 혼수용 가구를 만들어 주기 위함이라고 하니, 딸을 향한 선조들의 애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오동나무로 가야금이나 거문고를 만들 때는 오동나무를 베어 바로 만들지 않고, 약 5년 동안 비와 눈을 맞히고 바람에 말립니다. 그렇게 세월이 지나야 비로소 악기의 재료가 될 수 있습니다. 5년여 동안 눈과 비와 바람을 맞으면서 나무 속에 박힌 진이 모두 나와야 제대로 소리를 낼 수 있다고 합니다. 오동나무라고 해서 다 같은 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모진 세월을 견뎌낸 오동나무일수록 소리가 더 아름답습니다. 오동 가운데서 석상오동을 최고로 치는데, 석상오동은 바위에서 자란 오동나무를 가리킵니다. 기름진 땅에서 어려움 없이 쑥쑥 자란 오동이 아닌 바위틈에서 간신히 뿌리를 내리고 겨우겨우 자라다가 끝내는 말라죽은 오동나무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가 난다고 합니다.
모세는 120년을 살았는데, 보통 그의 인생을 40년 단위로 나눕니다. 첫번째 시기는 모세가 태어나서 40년 동안 애굽의 왕궁에서 왕자로 생활한 시기이고, 다음 40년에서 80년까지는 모세가 애굽에서 사람을 죽인 후에 미디안 광야로 와서 양을 치며 지낸 목자의 시기입니다. 그리고 80세에서 죽기까지는 모세가 이스라엘의 지도자가 되어 이스라엘 백성들을 출애굽 시키고, 광야에서 40년 동안 이스라엘을 이끈 지도자의 모습입니다. 특별히 중간에 광야에서의 40년은 모세의 마음 속에 있던 애굽의 진을 빼내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세는 애굽 왕궁에서 부족함이 없이 지낸 사람이었습니다. 마치 세상의 모든 것을 소유한 사람처럼 지냈습니다. 그런 그가 황량한 광야에서 40년을 보내면서 애굽의 헛된 진액들이 다 나온 후에 고백합니다. “I have nothing.” 그때 하나님은 비로소 모세를 사용합니다.
다윗 또한 이스라엘의 왕이 되기 전에 광야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다윗은 사울을 피해 약 10년 동안 도피 생활을 했는데, 다윗에게 그 10년은 광야 기간이었습니다. 그런데 다윗은 그 10년 중에서도 말 그대로 황무지 광야에서 보낸 기간이 있었는데, 바로 그일라에서부터 블레셋으로 망명하기 전까지의 기간입니다. 이 기간 동안에 다윗은 주로 황무지와 광야로 도피 생활을 했는데, 황무지 광야는 사람이 지내기에는 많은 제약이 있는 곳입니다. 그러나 광야는 영적인 면에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는 곳이고, 하나님의 돕는 은혜를 민감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이기에, 다윗에게 광야 기간은 그의 마음 속에 있는 인간적인 진액을 빼내는 시간이었습니다. 인생의 광야는 힘든 기간이지만 달리 보면 불행이 아니라 복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견디기 힘든 광야의 시간이지만 그 시간을 복으로 만드는 성도되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