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의 국화는 엉겅퀴(Thistle)입니다. 엉겅퀴의 영어 단어 ‘Thistle’은 포에니 전쟁에서 용감하게 싸워 승리를 거둔 로마의 시슬 장군 이름인데, 시슬 장군의 무덤에 엉겅퀴 꽃이 피었기에 이때부터 엉겅퀴는 장군의 이름을 따서 '시슬(thistle)'이라고 불려졌다고 합니다. 세상에 예쁘고 귀한 꽃들이 많은데, 왜 스코틀랜드는 엉겅퀴를 국화(國花)로 정했을까요? 당시 덴마크에 사는 노르만인을 데인(Dane)인이라 불렀는데, 한번은 데인 군들이 스코틀랜드를 기습공격하기 위해 밤이 되기를 기다립니다. 드디어 칠흑 같은 밤이 되자 데인 군들은 조용히 스코틀랜드 진영으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데인 군의 한 병사가 가시가 있는 엉겅퀴를 밟아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습니다. 밤의 정적을 깨는 비명 소리는 그 어떤 소리보다 크게 들려 잠자던 스코틀랜드의 병사들을 깨웠고, 바로 무장하고 나가 데인 군들을 물리쳤습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엉겅퀴는 스코틀랜드를 대표하는 국화가 되었다고 합니다.
성경에도 엉겅퀴가 종종 나오는데, 생김새가 가시모양이라서 그리 좋은 이미지는 아닙니다. 창세기에서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먹음으로 범죄하여 하나님의 형벌을 받는데, 그 중 하나는 이제부터 그들이 노동을 해야 먹을 것을 얻으리라는 형벌이었습니다. 아담이 땀흘려 노동해야 되는 이유는 땅이 이제는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낼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사야 34장은 하나님이 패역한 열방을 심판하면 그 땅은 사람이 살 수 없는 황폐한 땅이 될 것을 말씀하는데, 황폐한 땅을 이렇게 묘사합니다. “그 궁궐에는 가시나무가 나며 그 견고한 성에는 엉겅퀴와 새품(억새, 가시덤불)이 자라서…”(13절). 마태복음에서 예수님은 거짓 선지자들은 양의 옷을 입고 오지만 그 속은 노략질하는 이리의 모습이라고 경고합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거짓 선지자들은 그들의 열매로 알 수 있다고 하면서 그들이 맺는 열매는 가시나무와 엉겅퀴라고 말씀합니다. 이처럼 성경에서 엉겅퀴는 부정적인 이미지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엉겅퀴는 좋은 의미로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보통 가시가 있는 꽃은 아름다운데, 그 가시는 자기의 아름다움을 보호하기 위한 날카로움입니다. 그리고 엉겅퀴는 우리말 ‘엉기다’에서 왔다고 합니다. 몸에 상처가 나서 피가 날 때, 엉겅퀴를 사용하면 피를 엉기게 해서 더 이상의 출혈을 막아줍니다. 때로 인생길 가다보면 가시나무와 엉겅퀴 같은 힘들고 아픈 시간을 지날 때가 있습니다. 엉거퀴 시간은 아프고 힘든 시간이지만 내 속사람을 다듬어 더 아름답게 하고, 마음의 상처를 엉기게 해서 더 큰 아픔을 겪지 않도록 우리 삶을 돌아보게 합니다.
엉겅퀴도 다듬고 가꾸면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