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12월 7일. 터키 북동쪽에 있는 아르메니아에서 6.8-7.0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이 지진으로 무려 5만5000명이 죽었습니다. 당시 9층 아파트가 무너지면서 엄마(스잔나)와 딸(가이아니, 4살)이 철근과 콘크리트 속에 갇혔습니다. 그들은 오랜 시간 갇혀 있었는데, 가이아니는 엄마 옆에 누워서 목마르다며 웁니다. 몸을 움직일 수도 없었던 엄마는 딸의 갈증을 해결할 방법을 생각하다가 조난당한 사람들이 마실 것이 없을 때 피를 나눠 마시던 TV 장면을 기억했습니다. 어둠 속에서 엄마는 유리조각 하나를 찾았고,지체 없이 손가락을 찢어 흐르는 피를 딸의 입술에 갖다 주었습니다. 모녀는 그렇게 약 14일을 버티다가 극적으로 구조되었습니다.
미국의 20대 대통령이었던 제임스 가필드의 취임식 날이었습니다. 취임식에 참석한 사람들은 대통령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취임식 시간이 다 되었는데도 대통령은 취임식장에 나오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수군거리기 시작했고, 어떤 사람들은 대통령이 시간을 지키지 않는 행동에 불쾌감을 표하기도 합니다. 시간이 지나서야 대통령이 한 노인을 부축하며, 함께 취임식장으로 들어왔습니다. 그 노인은 다름 아닌 대통령의 어머니였습니다. 고령인 어머니가 불편을 주지 않기 위해 취임식장에 가지 않겠다고 하자 가필드는 끝까지 어머니를 설득해서 모시고 오느라 늦었던 것입니다. 그는 취임 연설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다 어머니의 은혜입니다. 어머니의 말씀에 순종했기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어머니의 날입니다. 어머니라는 말에는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는 힘이 있습니다. 아마도 이것은 모든 사람들이 어머니의 태로부터 나왔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친구의 어머니를 부를 때도 아무 거리낌없이 어머니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어머니라는 이름에는 공동체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세상 모든 어머니들은 나의 어머니, 우리의 어머니가 됩니다. 바울은 로마서에서 이런 고백을 합니다. (롬 16:13) 『주 안에서 택하심을 입은 루포와 그의 어머니에게 문안하라 그의 어머니는 곧 내 어머니니라』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으로 갈 때, 잠시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지었던 구레네 사람 시몬이 있었는데, 루포는 그 시몬의 아들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버지 시몬은 억지로 예수님의 십자가를 졌지만 그것이 신앙의 단초가 되어 그와 그의 가족들이 예수님을 믿게 되었습니다. 시몬의 가족들은 초대교회에서 열심으로 주님을 섬겼는데, 특별히 루포의 어머니는 바울의 사역을 음으로 양으로 도왔던 것 같습니다. 이에 바울은 루포의 어머니는 곧 내 어머니라고 고백하면서 안부를 전합니다. 나눔교회 공동체에 있는 모든 어머니들 또한 나의 어머니, 우리의 어머니입니다. 어머니 날을 맞아서 험난한 세파를 견뎌내고 이겨내신 모든 아버지들과 어머니들에게 깊은 감사와 존경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