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기 유럽의 많은 탐험가들은 신대륙을 찾아 떠났습니다. 르네상스를 거치며 항해기술과 지리에 관한 지식의 발달이 미지 세계에 대한 탐험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거기에 중국까지 갔다 온 마르코폴로가 쓴 [동방견문록]이 유럽 사회를 강타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동방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었습니다. 마르코폴로는 인도와 지팡구(지금의 일본)를 황금의 나라로 묘사했는데, “이들 나라의 궁전은 모두 금으로 돼있으며,마루는 손가락 두 마디 두께나 되는 황금으로 만들어졌다”고 소개했습니다. 책을 읽은 많은 유럽인들은 동방의 금에 열광했고, 이는 신대륙 발견에 큰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아메리카 대륙을 처음 발견한 콜럼버스는 [동방견문록]에 매우 심취해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유럽인들의 미지의 세계에 대한 열기는 끔찍한 결과를 낳았습니다. 아메리카에 도착한 유럽인들은 그곳에 있는 금에 눈이 멀어 잔인한 학살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유럽 각국에서 파견된 군대는 어른 아이 가리지 않고 원주민을 학살했고, 원주민의 문명을 파괴했으며, 눈에 보이는 모든 금을 빼앗았습니다. 신대륙 발견 이후 학살당한 원주민 수는 대략 1억명에 가깝다고 하니 이는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인종학살입니다. 금을 향한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어 보입니다. 금으로 가장 열심히 몸치장을 하는 나라는 단연 인도입니다. 인도의 한 사업가는 한화로 약 2억원에 달하는 금 셔츠를 만들어 입고 다닙니다. 금 셔츠는 20명의 장인들이 3200시간을 들여 만든 것으로 무게가 4kg에 달하지만 착용감이 편하고 드라이크리닝도 가능한다고 합니다. 금 셔츠를 입고 다닐 때는 안전을 위해 경호원들이 함께 다닌다고 합니다.
솔로몬 왕 시대에도 금이 넘쳐났습니다. 솔로몬은 상아로 큰 보좌를 만들었고, 그 보좌를 정금으로 입혔습니다. 솔로몬이 마시는 그릇은 다 금이었고, 레바논 나무 궁의 그릇들도 다 정금으로 만들었습니다. 솔로몬 시대에는 은을 귀히 여기지 않았는데, 그만큼 금이 넘쳐났기 때문입니다. 잠언 기자는 지혜를 얻는 것이 은을 얻는 것보다 낫고,그 이익이 정금보다 낫다고 말씀합니다(3:14). 잠언에서 말씀하는 지혜는 통상 하나님의 말씀을 가리키는데, 다시 말해 하나님의 말씀은 금과 은보다 낫다는 말씀입니다. 시편의 시인은 주의 말씀을 금 곧 많은 정금보다 사모한다고 고백하고(19:10), 내가 주의 계명을 금 곧 정금보다 더 사랑한다고 노래합니다(119:127). 말씀을 향한 잠언과 시인의 고백이 우리 고백이 되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