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때로 의심의 골짜기를 통과할 때가 있습니다. 의심의 골짜기는 내가 믿는 신앙에 대한 의심과 회의가 드는 경우입니다. 저는 이런 마음은 자연스런 마음이자 건강한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의 성장 과정을 보면 어린 시절에는 왜(why)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합니다. 이것은 자연스러운 일로 세상에 대한 궁금증과 의심이 많기 때문입니다. 성장하면서 ‘왜’라는 단어가 점점 줄어드는데, 이것은 호기심과 의심에 대한 무관심의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성장하면서 알면 알수록 더 많은 질문과 의심이 생기는 것이 정상입니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처음에 신앙생활 할 때는 많은 호기심과 의심이 생깁니다. 그리고 이러한 호기심과 의심은 한번에 다 해결되는 것이 아닌 신앙생활하는 내내 우리를 따라 다닙니다. "하나님이 내 기도를 듣고 계시나?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시나? 내 안에 성령님이 나와 더불어 함께 하시나?" 등등의 의심과 고민입니다.
마더 테레사는 1979년 12월11일 노벨평화상 수상 연설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결코 이웃을 사랑할 수 없다고 말해서는 안됩니다. 십자가에서 죽으신 그 분은 먼저 배고픈 자, 벌거벗은 자, 집없는 자 중에 오셨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바로 그런 사람들 가운데서 그리스도를 찾아야 합니다." 마더 테레사는 주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노벨평화상을 받기 3개월 전에 한 사제에게 보낸 편지에는 그녀 또한 의심의 골짜기에 있음을 고백합니다. "예수님은 당신을 특별히 사랑하고 계신 듯합니다. 하지만 내게는 침묵과 공허가 너무 커서 그분을 보려해도 보지 못하고 있으며, 들으려 해도 듣지 못하고 있으며, 기도의 혀를 움직이고자 해도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발 이런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영성 학자들은 이런 "하나님의 부재"(Absence of God) 경험을 "영혼의 어두운 밤"이라고 말합니다. 나만 의심의 골짜기, 영혼의 어두운 밤을 지나는 것이 아닌 많은 믿음의 사람들이 함께 겪는 힘겨움입니다.
성경에서 의심의 사람하면 예수님의 제자 도마를 생각합니다. 도마는 예수님이 부활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내가 그의 손의 못자국을 보며 내 손가락을 그 못 자국에 넣으며 내 손을 그 옆구리에 넣어보지 않고는 믿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도마는 이 의심을 어떻게 극복했을까요? 부활하신 주님은 다시 제자들이 있는 곳에 오셨고, 특별히 도마에게 내 옆구리에 손을 넣고 믿음 없는 자가 되지 말고 믿는 자가 되라고 말씀합니다. 도마는 주님의 말씀을 듣고 "당신은 나의 주님, 나의 하나님이시니이다"라고 신앙을 고백합니다. 흔들리는 우리의 믿음을 잡아주는 것은 바로 주님의 말씀입니다. 우리가 의심과 영혼의 어두운 골짜기를 지날 때, 주님의 말씀은 내 발의 등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