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것에 관심이 있습니다. 이 말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사람들이 별로 관심 갖지 않는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정말 가치있고 의미있는 것은 눈에 보이는 부분이 아닌, 그 이면에 그렇게 되기까지 치열하게 살았던 보이지 않는 많은 시간과 노력들입니다.
한 사람이 자물쇠가 고장나서 수리공을 불렀습니다. 수리공은 자격증을 딴 지 얼마 안되는 초년생입니다. 온갖 열쇠를 이리저리 맞춰보는데도 자물쇠는 열리지 않습니다. 한시간은 족히 땀을 흘리며 애썼지만 결국에는 열지 못합니다. 보고 있던 주인은 안쓰러운 마음에 수고비와 출장비를 지불합니다. 그리고 다른 수리공을 불렀는데, 이 수리공은 30년 이상 열쇠를 다룬 베테랑입니다. 베테랑 수리공은 자물쇠를 한번 보더니 간단한 도구로 쉽게 풀어버립니다. 시간은 채 1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주인이 돈을 주려고 하는데, 마음 한 켠에 좀 아까운 생각이 듭니다. 별로 수고한 것 같지도 않은데, 수리비를 주려니 아까웠던 겁니다. 그러나 주인이 보지 못한 것은 무엇일까요? 베테랑 수리공이 30년 동안 바닥에서부터 어렵게 기술을 배우고 익힌 수많은 시간들, 그리고 그가 겪은 실패와 아픔의 시간들을 생각지 못한 겁니다.
예수님의 경우도 생각해 보십시오. 예수님이 세상에 왔지만 세상 사람들은 예수님을 배척합니다. 여러 이유들이 있었지만 그 중에 하나는 사람들 눈에 볼 때 예수님의 배경이 천하게 보였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아무도 알아 주지 않는 갈리리의 나사렛 출신이고, 아버지는 목수로 가난한 집안 출신이고, 학문적인 배경도 없습니다. 오늘날로 말하면 흙수저 중에 흙수저 출신입니다. 만약 예수님이 왕족이나 귀족 혹은 제사장 가문의 출신이었다면 사람들은 달리 보았을 겁니다. 그러나 바울은 예수님 이면에 있는 하나님의 모습을 발견했을 때, 그것이 얼마나 귀했던지 자신이 가졌던 모든 것들을 배설물처럼 여겼다고 고백합니다.
믿음은 무엇인가요?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니“ 믿음은,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것이 없고 손에 잡히는 것이 없다 할지라도 그 이면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보는 것, 그것이 믿음입니다. 우리에게 이 믿음이 있었으면 합니다. 눈에 보이는 것만을 귀하게 여기고 쫓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 그 사람이 많은 세월 동안 흘렸을 땀과 눈물을 보고 평가할 수 있는 눈, 세상의 화려함에 감추어진 천국을 발견할 수 있는 눈, 예수 그리스도야말로 참 보배임을 알아볼 수 있는 눈, 이 눈이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