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냐리투 감독의 영화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가 있습니다. 영화 내용은 단순하지만 여러 가지를 생각케 하는 영화입니다. 인디언 여자와 결혼한 백인 주인공이 있는데, 그는 아들과 함께 백인들의 길잡이 역할을 합니다. 어느날 사람들이 곰의 습격을 받았을 때, 그 현장에서 주인공의 아들은 백인에게 살해를 당합니다. 자신 또한 백인의 손에 생매장 당했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나 자신의 전부였던 아들을 죽인 백인에게 복수하기 위해 끝까지 추격하는 내용입니다. 영화는 대자연의 풍경과 그 안에서 살기위해 몸부림치는 인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만신창이 된 몸으로 원수를 추격하던 중 한 인디언을 만나고, 그에게 백인이 내 아들을 죽였다고 말합니다. 그러자 인디언은 나 또한 백인들에게 가족을 잃었다고 하면서 내 마음에도 피눈물이 흐르지만 복수는 신의 일이라고 말합니다. “복수는 신에게 속한 일이고, 신이 할 일이다.” 이 영화에서 물(水)은 중요한 상징으로 나오는데, 영화의 시작과 끝에 흐르는 강물이 나옵니다. 오프닝 장면에서는 주인공이 물을 거슬러 사냥하는 장면이 나오고, 마지막 장면에서는 물이 하류로 흘러가는 장면이 나옵니다. 주인공은 아들을 죽인 백인을 찾아 강가에서 마지막 결투를 하는데, 마지막에 원수를 죽이려고 할 때 백인이 네가 나를 죽인다고 해서 죽은 네 아들이 돌아오느냐고 말합니다. 순간 주인공의 눈동자가 흔들리면서 칼을 내려놓습니다. 그때 마침 강 건너편에는 백인들을 추격하던 인디언들이 나타났는데, 주인공은 원수를 흐르는 강물에 넣고 그의 생사를 신의 결정에 맡깁니다.
주님은 로마서에서 이렇게 말씀합니다. (롬 12:19) 『내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친히 원수를 갚지 말고 하나님의 진노하심에 맡기라 기록되었으되 원수 갚는 것이 내게 있으니 내가 갚으리라고 주께서 말씀하시니라』 사울과 다윗은 애증 관계라 할 수 있는데, 처음에 사울은 다윗을 사랑하여 자신의 사위로 삼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백성들이 다윗을 높이고 사랑하자 그때부터 사울은 다윗을 미워하며 증오합니다. 사울은 무고한 다윗을 죽이기 위해 모든 것들을 다 동원합니다. 다윗 입장에서는 억울한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다윗은 자신이 친히 원수를 갚지 않습니다. 다윗은 자신을 추격하는 사울을 죽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지만 사울의 생명을 하나님께 맡깁니다. 요셉은 어떻습니까? 형들로부터 인신매매를 당한 요셉은 평생 복수의 칼을 갈며 살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요셉은 복수의 화신으로 살기 보다는 복수의 칼을 하나님께 맡기고, 자신은 오히려 형제들에게 악을 선으로 갚는 삶을 택합니다. 하나님이 하실 일이 있고, 내가 해야 하는 일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