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탁동시(啐啄同時)란 말이 있습니다. 안과 밖에서 함께 일해야 일이 이루어진다는 말입니다. 줄(啐)은 병아리가 알 안에서 껍질을 쪼는 것을 말하고, 탁(啄)은 어미닭이 밖에서 껍질을 쪼는 것을 말합니다. 이렇게 함께 일해야 새 생명이 밖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이것을 좀 더 세밀하게 생각해 보겠습니다. 달걀 안에서 생명이 움트기 시작합니다. 눈과 부리가 생기고, 작은 날개가 몸통에서 나옵니다. 몸에서 노란 털도 나와 몸을 덮습니다. 예쁜 새끼 병아리의 모습입니다. 새끼 병아리에게 달걀 안은 포근한 세상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달걀 안은 답답하고, 생명을 품기에는 작은 공간입니다. 병아리가 계속 달걀 안에 있으면 생명을 잃습니다. 이에 병아리는 제법 단단히 여문 부리로 자신의 보금자리를 깨기 시작합니다. 살기 위한 몸부림이자 새로운 세상을 향한 간절한 두드림입니다. 그것이 바로 줄(啐)입니다. 어미닭은 어떻습니까? 어미닭은 대략 달걀을 품고 20일을 지내는데, 어미닭은 추위와 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새끼를 위해 최적의 보금자리를 마련합니다. 이 기간 동안 어미닭의 관심은 오직 달걀에만, 달걀 안에 있는 생명에만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미닭은 그토록 기다렸던 소리를 듣습니다. 달걀 껍질을 작은 부리로 두드리는 새끼의 소리입니다. 이제나 저제나 어미닭은 바로 이 소리를 기다리고 있었던 겁니다. 이제는 어미닭이 움직일 타이밍입니다. 어미닭은 견고한 부리로 달걀 껍질을 깨트려 새끼 병아리가 바깥 세상으로 나올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것이 바로 탁(啄)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을 영접하지 않는 예루살렘을 향해 “…암탉이 그 새끼를 날개 아래에 모음 같이 내가 네 자녀를 모으려 한 일이 몇 번이더냐 그러나 너희가 원하지 아니하였도다”(마 23:37)하며 안타까워하셨습니다. 성경은 하나님이 당신의 백성 품는 모습을 새가 날개 아래로 새끼를 품는 것에 비유하곤 합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당신의 품 안에 품고 보호하시는 분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힘든 일을 만날 때마다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믿음의 부리를 가지고 두드릴(기도할) 때, 하나님은 그 기도를 듣고 우리를 위해 일하십니다. 어미닭이신 하나님은 이제나 저제나 새끼 병아리인 우리의 두드림(기도)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우리의 기도(줄啐)로 하나님의 도움(탁啄)을 경험하는 성도되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