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가 미디안 광야에서 양들을 치는 목자로 살 때, 하루는 그가 하나님의 산 호렙에서 불타는 떨기나무를 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나무에 불이 붙었는데도 나무는 사그라들지 않고 계속해서 탑니다. 모세가 신기해서 불타는 떨기나무에 가까이 갔을 때, 하나님은 불꽃 가운데서 모세에게 말씀하는데, 대화 중에 하나님은 당신의 이름을 말씀해 줍니다. 『하나님이 모세에게 이르시되 나는 스스로 있는 자이니라 또 이르시되 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같이 이르기를 스스로 있는 자가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 하라』(출 3:14) 하나님은 당신의 이름을 “스스로 있는 자”(I AM WHO I AM)라고 말씀합니다.
하나님의 이름(나는 스스로 있는 자)에 대한 여러 주석들이 있는데, 저는 예수회 신부인 송봉모 신부의 [광야에 선 인간]을 읽으면서 깊은 통찰을 얻었습니다. “나는 과거를 후회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주님께서 내게 말씀하셨습니다. ‘내 이름은 스스로 있는 자’라고, 주님은 잠시 말을 멈추셨습니다. 나는 주님의 다음 말씀을 기다렸습니다. 주님께서 말씀하길, 네가 과거를 생각하며 과거의 실수와 후회 속에서 살아갈 때, 너의 삶은 참으로 힘들다. 내가 그 자리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내 이름은 스스로 있던 자(I was be)가 아니기 때문이다. 네가 미래를 생각하며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살아갈 때, 네 삶은 참으로 힘들다. 내가 그 자리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스스로 있을 자(I will be)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네가 지금을 살아갈 때, 너의 삶은 그렇게 힘들지 않다. 내가 여기 있기 때문이다. 내 이름은 스스로 있는 자(I am)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선물(present)을 주셨는데, 그 선물은 과거도 아니고 미래도 아닌 오늘이라는 현재(present)입니다. 오늘만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고,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오늘을 헛되게 보내면 그 날들이 모여 힘든 과거가 되지만, 오늘을 유용하게 보내면 그 날들이 모여 복된 미래가 됩니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바울은 고린도 성도들에게 하나님의 은혜를 헛되이 받지 말라고 권면하면서 이사야 49장의 말씀을 인용합니다. “이르시되 내가 은혜 베풀 때에 너에게 듣고 구원의 날에 너를 도왔다 하셨으니 보라 지금은 은혜 받을 만한 때요 보라 지금은 구원의 날이로다.” 바울은 하나님의 은혜와 구원은 차일피일 뒤로 미룰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 지금(오늘) 받을 기회가 주어졌을 때, 최선을 다해 받아야 함을 말씀합니다. 예배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일 예배는 앞으로도 매주일 있겠지만 우리는 내일 일은 모르기에 오늘 지금의 예배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때 스스로 계신(I AM) 하나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