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유명한 화가 에드가 드가(Edgar Degas, 1834-1917)는 졸업만 하면 앞길이 보장된 법대를 그만두고 그림을 선택합니다. 그는 귀족 집안 자제로 꽃미남이었지만 평생 독신으로 살면서 예술가의 길을 갔습니다. 드가는19세기 후반 파리의 평범한 여성들을 많이 그렸는데, 특별히 대표적인 그림들은 발레리나를 소재로 한 그림들입니다. 드가는 무대 위에서는 화려하지만 실제 삶은 매우 척박한 발레리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그렸습니다.
당시 파리에서 발레리나의 삶은 매우 고달팠습니다. 발레단에 들어온 소녀들은 모두가 어린 나이였는데, 이는 뼈가 자라 굳기 전에 발레리나의 몸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훈련도 가혹했습니다.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수업을 받았고, 이후에는 계속 공연 연습을 합니다. 이런 반복적인 훈련은 일주일에 6일 동안 계속됩니다. 한창 사랑받으며 친구들과 뛰어놀아야 할 소녀들은 몸을 90도로 꺽고, 다리를 곧추 세우는 훈련 등으로 몸이 망가졌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소녀들이 불구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발레리나는 주로 빈민가 소녀들이 했는데, 이는 불행한 자신과 가족의 운명을 한순간에 바꿀 수 있는 길이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성공한 발레리나는 당시 교사 연봉의 약 8배에 달하는 높은 연봉을 받았다고 합니다. 발레를 통해 성공하려는 소녀들의 경쟁은 마치 전쟁터와 같았습니다.
당시 발레리나의 삶이 더 비참했던 것은 한 발레리나의 증언을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일단 오페라에 들어오면 창녀로서 운명이 결정된다. 그곳에서 고급 창녀로 길러진다.” 당시 발레 공연은 입장료가 비싸 상류층만이 즐기는 공연이었습니다. 부자들은 공연만 보는 것이 아닌 공연이 끝난 후에는 무대 뒤로 가서 발레리나들을 유혹했습니다. 드가는 바로 그런 그녀들의 고달픈 삶을 있는 그대로 그렸습니다. 어찌보면 드가는 그림을 통해 당시 사회를 비판하고, 부도덕한 귀족들을 풍자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드가는 발레리나가 생활하는 공간에 머물며 그들과 함께 호흡했습니다. 그들의 힘든 삶에 함께 울고, 웃으며 그들과 하나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발레리나들 또한 드가의 진심을 알고 자신들의 아름다움과 아픔을 함께 그려주는 드가를 적극 도와주었다고 합니다.
발레리나를 향한 에드가 드가의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의 모습을 생각해 봅니다. 하나님은 세상을 사랑하사 죄 중에 있는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해 당신의 아들을 세상에 보냅니다.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은 종교지도자들과 가까이하기 보다는 오히려 낮은 자리에서 세리와 창기들을 가까이합니다. 사람들은 이런 예수님을 보고 예수는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라고 비난하며 조롱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자신은 의인을 위해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위해 왔다고 하며 죄인들과 함께 했고, 그들을 대신해 십자가에서 죽으셨습니다. 죄인인 나를 친구삼아 주신 주님께 감사와 찬양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