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출신의 동화작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이 있습니다. 안데르센은 1805년 가난한 구두 수선공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떠났기에 온 가족이 일용직 노동자가 되었고, 안데르센 또한 생계를 위해 일하느라 정규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습니다. 안데르센은 연극배우가 되어 성공하고 싶었지만 배우로서 필요한 자질인 문법이나 발음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기에 뜻을 이루지 못합니다. 그는 크게 실망한 나머지 자살까지도 생각했지만 그의 글쓰기 재능을 알았던 한 국회의원의 도움으로 라틴어 학교에 입학해서 문학을 공부합니다.
안데르센 가정은 가난했기에 동네의 귀족들은 자기 자녀들이 천한 집안의 안데르센과 놀지 못하게 했습니다. 본의 아니게 그는 왕따를 당했습니다. 이런 아픈 과거가 훗날 ‘미운 오리 새끼’의 배경이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떠났기에 가정은 더욱 더 어렵게 되었는데, 그럼에도 안데르센은 훗날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회고합니다. 동네 아이들이 안데르센과 놀아주지 않으면 아버지는 인형극을 하며 아들과 놀아 줍니다. 때로는 초라한 집을 작은 박물관처럼 꾸며 재미있는 것들로 채우기도 합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자신이 고생한 이야기를 담담히 아들에게 전해주고, 가난하게 살지만 따뜻한 마음으로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런 이야기들은 안데르센이 자신과 삶에 대해서 밝고 따뜻한 마음을 갖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안데르센은 아버지의 세심한 배려와 따뜻한 이야기들이 훗날 글을 쓰는데 상상력의 원천이 되었다고 고백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육신의 아버지를 주셨고, 그 아버지를 통해 하나님 아버지가 어떤 분인가를 알게 하셨습니다. 육신의 아버지는 가정의 울타리와 같은 존재입니다. 아버지는 외부의 공격이나 침입으로부터 가정을 지키고 보호하는 울타리입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일을 하면서 가족들의 일용할 양식을 책임지고, 삶에 필요한 것들을 공급해 줍니다. 하나님 아버지는 바로 그런 분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울타리가 되십니다. “[5] 여호와는 너를 지키시는 이시라 여호와께서 네 오른쪽에서 네 그늘이 되시나니 [6] 낮의 해가 너를 상하게 하지 아니하며 밤의 달도 너를 해치지 아니하리로다”(시편121). 그리고 하나님은 우리의 필요를 채워주시는 분입니다. “그가 사모하는 영혼에게 만족을 주시며 주린 영혼에게 좋은 것으로 채워주심이로다”(시편107:9). 육신의 아버지는 언젠가는 사라질 유한한 울타리이고 공급자이지만, 하나님 아버지는 영원히 함께하는 무한한 울타리이고 공급자이십니다. 이 하나님 아버지가 나의 아버지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