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아테네에는 아카데미(Academy)라고 불리는 올리브 나무가 있었습니다. 이 나무 밑으로 플라톤의 이야기를 듣고자 청년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이후 플라톤의 제자들이 유럽 전역으로 나가 학교를 세웠는데, 플라톤이 철학을 가르치던 곳의 이름을 따서 아카데미라고 불렀습니다.
올리브 나무에 ‘아카데미’라는 이름이 붙은 유래는 아테네의 건국 신화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아테네가 작은 마을에 불과했을 때, 그리스 도시 국가 중 최강국은 크레타였습니다. 크레타는 틈만 나면 아테네를 괴롭혔는데, 특별히 크레타는 아테네에게 정기적으로 젊은 남자 7명과 여자 7명을 조공으로 바치게 해서 이들을 괴물 미노타우로스(크레타 왕의 아들)이 사는 미로의 궁으로 보냈습니다. 한번은 테세우스라는 아테네 청년이 뽑혀 크레타 섬에 갔는데, 테세우스는 크레타 왕의 공주의 도움을 받아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해치고, 아테네로 돌아와 크레타로부터 독립을 선포하고 초대 왕이 됩니다. 왕이 된 테세우스는 결혼 상대로 헬렌이라는 미녀를 택했는데, 아직 나이가 12살이었기에 몰래 납치해서 혼기가 찰 때까지 숨겨 두었습니다. 헬렌의 오빠들은 동생이 납치된 사실을 알고는 군대를 모아 테세우스 궁으로 갈 준비를 합니다. 그때 아테네 시민 중 한 사람이 헬렌의 오빠들에게 테세우스가 동생을 숨겨 둔 장소를 알려주어서 큰 전쟁을 면할 수 있었습니다. 그 시민의 이름은 아카데모스였는데, 아테네 시민들은 이 영웅을 기리기 위해 동네 공터에 올리브 나무를 심고 이를 ‘아카데모스’의 나무란 의미로 ‘아카데미’로 불렀습니다. 철학자 플라톤이 활동할 당시에는 학교라는 것이 없었기에 플라톤은 아카데미로 불리는 올리브 나무 그늘 밑에서 청년들에게 철학과 인생, 자연과 법을 가르치면서 아카데미는 학교라는 의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요한복음 1장에 빌립이 친구 나다나엘을 전도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나다나엘은 빌립의 전도를 받아 예수님께 오는데, 예수님은 나다나엘을 보고는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라고 말씀합니다. 그러자 나다나엘이 어떻게 나를 아시느냐고 묻습니다. 예수님은 “빌립이 너를 부르기 전에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을 때에 보았노라”고 말씀합니다. 당시 경건한 유대인들은 큰 그늘이 있는 무화과나무 아래서 율법을 묵상하고, 기도를 드렸습니다. 보통 무화과나무는 크기가 5m, 가지가 8m로 넓은 그늘이 생겨서 하나님과 교제하기 적합한 장소였습니다. 나다나엘은 자주 무화과나무 아래에서 말씀묵상과 기도로 경건한 생활을 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예수님은 무화과나무 아래에서 경건하게 기도하고, 말씀을 묵상하는 나다나엘을 보셨다는 겁니다. 경건한 유대인들에게 무화과나무 아래는 하나님과 교제하고 하나님을 알아가는 영적인 아카데미였습니다. 오늘 나에게도 나만의 영적인 아카데미가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