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번역본 중 70인역이 있습니다. 라틴어로는 Septuagint라 하고, 영어로는 LXX로 표기하는데, 로마 숫자에서 L은 50, X는 10으로 LXX는 70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당시 70인역은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당시 이집트의 수도 알렉산드리아는 무역 중심의 상업도시였기에 상업에 종사했던 많은 유대인들이 이곳에 와서 살았습니다. 유대인들은 공용어인 헬라어를 사용했기에 히브리어는 점점 잊어버려 히브리어 성경을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에 유대인들은 히브리어 성경을 헬라어로 번역하는 작업을 했는데, 당시 이집트 왕 프톨레마이오스 3세는 유대인들의 번역 작업을 적극적으로 도와주었습니다.
왕은 사신을 보내 유대의 열두 지파에서 각각 6명의 현자들을 선출해 알렉산드리아로 데려왔습니다. 그리고 파로스 섬에 건물을 짓고 72칸의 방에 이들을 각각 들여보내 히브리어 토라를 헬라어로 번역하게 했습니다. 72일이 지났을 때, 이들은 번역한 성경을 가지고 방에서 나왔는데, 놀랍게도 72개의 번역본이 글자 하나 틀리지 않고 완벽하게 일치했습니다. 왕과 유대인들은 이것을 하나님의 역사로 믿었습니다. 히브리어 성경을 번역한 사람은 72명이었지만 편의상 70인역이라 부르게 되었고, 기원전 300년경에 만들어진 70인역은 최초의 성경 번역이었습니다.
70인경이 나왔을 때, 이 성경은 오늘날 말하는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중요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유대인 뿐 아니라 이방인 중에도 유대교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70인경을 읽음으로 무려 3백만 명에 달하는 이방인 개종자들이 나와 유대교인이 되었습니다. 성경에서는 이들을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들”(행 13:16, 26)이라고 불렀는데, 이들은 훗날 바울이 이방 선교를 할 때 복음을 받아 그리스도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도들과 바울은 복음서와 서신서를 기록할 때, 70인경을 많이 인용해서 말씀을 기록했습니다. 오늘날에도 성경은 여전히 베스트셀러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많이 팔리지만 사람들과 세상에 선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는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성경이 많이 팔리기는 하지만 성경을 읽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기에 말씀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말씀이 주변에 넘쳐나다 보니 말씀의 희소성이 떨어져 오히려 말씀을 경홀히 여기는 경향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기에 말씀을 무겁게 대하며 읽는 사람에게는 내 발에 등이 되고, 내 길에 빛이 됩니다.